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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의 법칙 (Jakob's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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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도 익숙한 구조를 기대하는 사용자 심리를 제이콥의 법칙으로 설명하고, 배달 앱과 디즈니플러스 사례로 적용 방법을 살펴보자.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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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의 법칙

여러가지 UX 법칙을 분석하고, 실제 프로덕트에 어떻게 적용하여 사용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한 글들을 묶은 시리즈입니다.

제이콥의 법칙(Jakob's Law)은 사용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사이트에서 보내기 때문에, 새로운 사이트도 이미 알고 있는 사이트들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는 법칙이다. 사용자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만나면 처음부터 익히는 대신 기존 경험에서 쌓은 기대를 그대로 이용 한다.

사용자들은 당신의 사이트보다 다른 사이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제이콥 닐슨(Jakob Nielsen)

이 법칙은 2000년 사용성 전문가 제이콥 닐슨(Jakob Nielsen)이 제시했다. 닐슨이 주목한 것은 단순한 사실이었다.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에서 보내는 시간은 인터넷 전체 사용 시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기대와 습관은 우리 서비스가 아니라 그들이 매일 사용하는 수많은 다른 서비스에서 형성된다. 그래서 우리 서비스가 그 기대에서 벗어나면 사용자는 새로운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부담을 떠안는다.

제이콥의 법칙을 이해하려면 멘탈 모델(Mental Model)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멘탈 모델은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 것이라고 믿는 내면의 기대를 말한다.

이 기대는 과거의 경험에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로고가 화면 좌측 상단에 있고 로고를 클릭하면 홈으로 이동한다고 기대한다. 장바구니 아이콘은 우측 상단에, 검색창은 상단 중앙 부근에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누가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수많은 사이트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멘탈 모델이다.

서비스가 이런 관습을 따르면 사용자는 인터페이스를 익히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고 본래의 목적에 곧바로 집중한다.

반대로 관습에서 벗어나면 사용자는 멘탈 모델과 실제 화면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하느라 인지 자원을 쓰게 되고 결국 혼란과 이탈로 이어진다.

관습을 따른 사례: 배달 앱 레이아웃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홈 화면을 비교해 보면 구조가 거의 똑같다. 상단의 주소 선택과 검색창, 그 아래 가로로 나열된 음식 카테고리 아이콘, 하단의 내비게이션까지. 두 앱은 서로 다른 회사가 만들었지만 사용자는 한 앱에서 익힌 사용법을 다른 앱에서 그대로 쓴다.

그래서 사용자는 어떤 배달 앱을 처음 깔더라도 따로 익히지 않고 곧바로 음식을 검색하고 주문한다. 차별화가 부족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용자의 핵심 목적인 '주문'을 가장 빠르게 끝내게 해 주는 구조다.

관습을 무시한 사례: 디즈니플러스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모달이나 팝업을 닫는 버튼은 우측 상단에 있다. 사용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위치를 익혀 왔고 닫고 싶을 때 손이 자연스럽게 우측 상단으로 향한다.

디즈니플러스의 설정 화면은 이 관습에서 벗어난다. 화면 우측 상단의 설정 버튼을 누르면 모달이 뜨는데 정작 닫기(X) 버튼은 좌측 상단에 있고 자막 설정 같은 다른 메뉴가 우측 상단을 차지한다. 사용자가 설정을 마치고 모달을 닫으려 할 때 익숙한 위치인 우측 상단으로 손이 먼저 가지만 그 자리에는 다른 기능이 놓여 있다. 멘탈 모델과 실제 화면이 어긋나니 사용자는 닫기 버튼을 찾으려고 화면을 한 번 더 훑어야 한다.

제이콥의 법칙이 모든 서비스가 똑같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관습은 출발점이지 한계가 아니다. 핵심은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차별화하는 것이다. 내비게이션, 검색, 결제처럼 사용자의 핵심 과업과 직결된 영역은 관습을 따르고,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영역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편이 안전하다.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사용자가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YouTube는 2017년 새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새 디자인을 적용하고, 익숙하지 않으면 기존 디자인으로 돌아가는 선택지를 함께 제공했다. 이런 점진적 전환 덕분에 멘탈 모델이 새로운 구조에 맞춰 천천히 갱신된다.

사용자는 우리 서비스를 쓰자고 새로운 사용법을 익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익숙한 패턴을 따르는 것은 게으른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자의 학습 비용을 줄여 본래 목적에 집중하도록 돕는 배려다. 차별화가 필요하다면 사용자의 핵심 과업을 방해하지 않는 영역에서 시도하고, 큰 변화가 필요하다면 점진적으로 옮겨 가자.

좋은 인터페이스는 새로움이 아니라 익숙함 위에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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